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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덮을 순 없다 / 김영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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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7-18 15:48 조회 1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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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나토 비컷' 가운데 하나로 공개해 논란이 됐던 사진. 대통령실은 “사진 속의 빈 모니터 화면은 현지에서 대통령이 국무회의 안건을 결재한 직후 화면이 사라진 상태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대통령실 제공

대선이 끝난 뒤 만난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제 나라가 정상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모이기만 하면 ‘나라 걱정’ 끊이지 않던 분들도 이젠 나라 얘기를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만나면 기류가 달라졌다. 걱정이 많아졌다. 보수지 언론인들이 “<한겨레>라도 좀 더 세게 써야 한다”고까지 한다. 하긴 출범 두달여 만에 윤석열 대통령 걱정이나 김건희 여사 비판이 보수지에 돌아가며 등장하는 건 이례적이다. 비록 이들의 우려가 주로 ‘인사’와 대통령의 ‘애티튜드’(태도)에 머물고 있지만.
그런데 인사와 애티튜드만의 문제일까.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과 ‘내로남불’로 무너졌다지만 바탕에는 ‘무능’ 프레임이 있었다. 방향에 동의하는 우호층 가운데도 정책능력 부족과 복잡한 현실을 섬세하게 들여다보지 않는 모습에 고개를 내젓는 이들이 많았다. 그 ‘무능’을 집요하게 제기했던 세력이 집권을 했다면 적어도 ‘무능하지 않음’은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윤 정부가 중도층과 40%가 넘는 콘크리트 반대층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두달여간 국민 기억에 남는 게 집무실, 도어스테핑, 김건희, 한동훈 정도인 건 집권세력이 정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일이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부정평가 이유 부동의 1위이던 ‘인사’ 대신, 지난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선 ‘독단’과 ‘경험과 능력 부족’이 어금버금 1·2위에 꼽혔다.
며칠 전 꺼내든 취약계층 금융지원은 이미 2차 추경에 잡혀 있던 걸 ‘포장갈이’하거나 구체화한 정도였다. 감세와 건전성을 다짐한 터라 이조차 실현할 방법은 금융기관 ‘팔 비틀기’ 정도밖에 없다. ‘과학방역’이라 해놓고 코로나 4차 백신이 어떤 득실이 있는지 국민을 설득할 변변한 데이터도 내놓지 못했다.
이웃 일본마저 분배와 성장을 함께 생각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고민하는 때인데, 정부의 국정 기조엔 자율과 경쟁 외에는 철학도 어젠다도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보수’라는 레토릭이나 ‘양극화 해결’ 같은 다짐조차 없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사회는 퇴행을 벗어날 기회를 놓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역사적 사명은 생각보다 무겁다.
나토 참여, 한일 관계 등을 놓고 외교 논쟁이 벌어져야 할 시기에는 김 여사 논란이 덮었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을 부각해도 모자랄 정권 초기에 컴퓨터 빈 화면이나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내려다보는 연출 사진을 ‘나토 비(B)컷’이라 내놓은 건 정상적인 대통령실 발상이라 믿기 힘들다.
윤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도, 정책 효능감이 단시일에 나올 수 없다는 것도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두달여 만에 티케이·장년층이 이탈하고 ‘능력 부족’ 대답이 늘어난 것은 참고 지켜보던 국민들이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여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보다는 낫다가 아닌 윤석열 정부라서 다행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르겠다”고 밝힌 건 상징적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왼팔’이라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연합뉴스>에 “대통령께서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국민 감성보다는 법과 원칙을 앞세우다 보니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겠으나, 결국 진심이 구석구석 전달되고 각종 정책이 어느 정도 익어가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승리’인지 오기인지 모르겠다.

문제는 무능 자체도 있지만 그 무능을 덮기 위해 스스로 유능하다고 여기는 요란한 수사와 전 정권 비판만 앞서고 있다는 데 있다. 진영 논리와 편가르기가 지긋지긋하다는 이들에게 지금 집권세력의 인식엔 ‘적대 의식’만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에 대해 최근 작심한 듯 쏟아낸 비난 발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요즘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수지들도 민주노총이 장악했다는 걸까.
보수언론에 ‘조기 레임덕’ 우려가 먼저 등장했다. 얼마 전 탄 택시에서 “5년이 길 것 같다”는 동행인의 말을 듣고 기사는 “5년까지 안 갈 거라는 말도 많던데요”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런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은 윤 대통령에게도 그렇지만 한국 사회에 큰 불행이다. 이래선 앞으로도 똑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을 ‘범죄’로 전제한 수사몰이와 ‘내로남불’은 그에 맞서는 상대방도 닮아가게 만든다. 잇단 선거 패배에 대한 치열한 자기반성과 평가도 않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적대적 공생 시스템이 따로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거치며 사회와 개인에게 내면화된 능력주의와 각자도생은 문재인 정부 내내 갈등의 바탕이 됐다. 문 정부의 실패엔 능력 부족과 자신들만 옳다는 자만심으로 인해 이런 인식의 구조를 바꾸지 못한 탓 또한 컸다. 일본마저 분배와 성장을 함께 생각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고민하는 때인데, 윤 정부의 국정 기조엔 자율과 경쟁 외에는 철학도 어젠다도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보수’라는 레토릭이나 ‘양극화 해결’ 같은 다짐조차 없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사회는 퇴행을 벗어날 기회를 놓칠 것이다. 윤 정부의 역사적 사명은 생각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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