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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배달 앱 시장에서 이득을 본 사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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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4-19 13:55 조회 2,8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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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 앞에 배달용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아래)음식 배달 앱은 3개월째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계기로 이러한 추세가 심화할지 주목된다.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대기중인 배달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배민1’ 수수료 논쟁 꼼꼼히 따져보니]
덩치는 커졌지만, 출혈 경쟁에 멍들어
배민, 매출 2조 돌파했지만 여전한 ‘적자’
쿠팡이츠와 단건 배달 경쟁에 비용 폭증
무리한 프로모션과 라이더 확보 전쟁



수수료 인상에 업주들 “독과점 횡포”
“코로나 이후 배달량·라이더 확충 중요
수요-공급 시장 논리가 판도 결정할 것”


“만 원짜리 음식 팔면 손에 쥐는 돈은 단돈 2300원” (업주)

“1만원 주문 시 우리가 떼는 수수료는 680원뿐” (배달 앱)

“실제 기본 배달 단가는 3500~4000원 수준” (라이더)

“배(음식값)보다 배꼽(배달비)이 더 커” (소비자)

최근 ‘배달의민족’(배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의 수수료 개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을 보면, ‘커질 대로 커진 배달 앱 시장에서 이득을 본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모두가 “공정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현재의 시장 구조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을까?

매출은 커졌지만, 적자 벗어나지 못한 배달앱 운영사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2조88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5654억원)과 비교하면 4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2년 넘게 지속하면서 음식 배달 시장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 중 음식 서비스 거래액 집계를 보면, 지난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6783억원으로 2019년(9조7365억원)에 견줘 2.6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외적 성장과 달리 배민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배달 수요)이 늘어난 만큼 비용(배달 비용)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손실 규모는 756억원에 달했다. 2019년 364억원, 2020년 112억원에 견줘 적자가 더 커졌다. 다만 지난해엔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직원과 배달원에게 증여한 주식보상비용(약 1천억원 규모)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매출에 견줘 영업이익은 1.2%로 미미한 수준이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595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35억원의 손실을 봤다.

영업실적이 부진한 주된 이유는 바로 ‘외주 용역비’ 항목으로 분류되는 ‘배달비’의 증가 탓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외주 용역비는 2020년 3294억원에서 지난해 7863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배민1의 배달업무를 맡은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에 지급된 비용으로, 그 규모가 지난해 5740억원에 달했다. 배민 관계자는 “단건 배달인 배민1의 경우, 묶음 배송보다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 배달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배민1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지입계약 라이더(전업 라이더)·배민커넥터(시간제 부업 배달원)와 직접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점유율 둘러싼 출혈 경쟁과 라이더 확보 전쟁

사실 단건 배달 서비스에 불을 붙인 것은 배민의 경쟁 업체인 쿠팡이츠다. 2019년 음식 배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로만 승부를 걸었다. “배달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빠른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애초 업주들을 상대로 한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계약 조건은 ‘배달 중개 수수료 15%+배달비 6천원’이었지만, 쿠팡이츠는 ‘수수료 1천원+배달비 5천원’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3개월’이라던 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2년 넘게 유지됐다. 쿠팡이츠가 애초 5% 미만이던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자 지난해 6월 배민 역시 이에 대항할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내놨다. 배민1 역시 원래 조건은 ‘수수료 12%+배달비 6천원’이었지만,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수수료 1천원+배달비 5천원’ 프로모션을 지난 3월 말까지 이어갔다.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출혈경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달 건수에 견줘 상대적으로 부족한 ‘배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펼쳐졌다.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 배민1은 배민라이더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1과 같은 단건 배달은 라이더 확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피크 타임이나 기상 악화 시 건당 1만원 이상, 최고 2만4천원까지 지급할 정도로 비용이 치솟았다”며 “경쟁 업체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라이더의 특성상 이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비용 부담이 점차 커졌다”고 설명했다.

배민1에는 현재 전업 라이더(4500명)와 시간제 커넥터(2만여명)를 합쳐 약 2만5천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업 라이더가 42만3천명 수준(통계청)임을 고려하면, 배민1의 지입 라이더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 배민 쪽의 설명이다.



수수료 현실화 나선 업계…‘독과점의 횡포’ 논란

적자가 누적되면서 배달앱 업계는 결국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섰다. 쿠팡이츠가 먼저 ‘수수료 9.8%+배달비 5400원’으로 조정했고, 배민1 역시 ‘수수료 6.8%+배달비 6천원’을 적용했다. 이에 업주들은 “매출이 늘수록 수수료가 증가하고, 배달비 부담도 건당 최소 1천원 이상 늘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배달 앱 쪽은 애초 계약했던 조건(수수료율 12~15%)보다 되레 수수료를 인하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배민 관계자는 “미국 ‘우버이츠’ 등의 경우, 수수료율이 최소 15%에서 최대 23%”라며 “현재 배민1의 수수료율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최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단건 배달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 ‘수수료율 15%+배달비 6500원’ 수준이기에 조정한 수수료율조차 ‘운영할수록 적자인 구조’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업주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여 고객과 업주의 의존도를 높인 뒤, 수수료를 높이는 행태는 “전형적인 플랫폼의 횡포”라고 주장한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기준으로 배달 앱 시장점유율은 배민 57.7%, 요기요 24.7%, 쿠팡이츠 17.5%다. 전형적인 독과점 체제인 셈이다. 배민 라이더들 역시 최근 배민이 서울 일부 지역의 배민1 서비스를 ‘부릉’에 맡기는 협업 체제를 시범 운영하는 것에 대해 “배달 단가를 낮추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원과 전단지 배포 인력을 자체 고용하던 예전 시스템을 생각하면, 배달 앱의 편리성에 견줘 수수료가 과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라이더 역시 배달 앱 덕분에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결국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코로나 이후의 배달 주문량과 라이더 숫자 확충 여부가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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