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기술로 암세포까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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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에 쓰인 RNA 기술을 이용한 암 치료백신이 개발돼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로이터
화이자·모더나 적용된 메신저RNA 이용 치료법
쥐 95%에서 암세포 완전박멸…사람 대상 실험중
AZ 적용 바이러스벡터 치료백신도 생존율 높여
코로나19 퇴치의 최전선에 있는 백신 기술이 암 치료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적용된 메신저RNA를 이용한 암 치료제가 동물실험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메신저RNA란 세포에 특정한 단백질을 만드는 지침을 전달하는 유전물질이다.
화이자 백신을 개발한 독일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이 기술을 이용한 암 치료법이 쥐 실험에서 종양을 거의 완전히 없앤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암 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사이토카인 단백질 4종을 만들도록 세포에 지시하는 메신저RNA 혼합물을 만들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종류가 수백가지에 이른다. 연구진이 만든 메신저RNA에는 이 가운데 암과 싸우는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 인터페론-알파 등 4종의 사이토카인을 만드는 지침이 들어 있다.
연구진은 이 메신저RNA를 20마리의 생쥐의 흑색종 세포에 주입했다. 그러자 종양 내의 면역세포가 사이토카인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면역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40일이 채 안 돼 생쥐 20마리 중 19마리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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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치료제, 안전성은 통과…효능 시험 예정
이번 연구의 협력업체인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가 진행한 또 다른 실험에서는 흑색종과 폐암을 함께 앓고 있는 쥐에 이 치료법을 적용했다. 다만 메신저RNA는 흑색종 세포에만 투여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도 흑색종뿐 아니라 폐암 세포가 억제됐다. 사노피의 티모시 바게나르 박사는 “메신저RNA에 의해 활성화한 면역세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종양까지 이동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생쥐 실험에서 치료법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치료 기간 중 쥐의 체중이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바이오엔테크와 사노피는 현재 흑색종, 유방암 및 다른 고형암을 앓고 있는 23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메신저RNA 혼합물의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 1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예비 결과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치료법이 얼마나 효능을 발휘하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이 치료법의 약점은 메신저RNA를 종양에 직접 주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피부에 가까운 종양에만 이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초음파를 비롯한 다른 기술을 사용하면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암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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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기술 이용한 치료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기술도 동물실험에서 좋은 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기관인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와 루드빅암연구소가 최근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제조에 쓰인 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이용해 암 치료백신을 설계했다.
질병에 감염되기 전에 투여하는 예방 백신과 달리 치료백신은 이미 질병이 발생한 후에 투여하는 백신이다. 치료백신은 환자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번에 개발한 치료백신은 암 면역치료의 보조제다.
연구에 사용한 면역치료는 환자의 면역체계 가운데 하나로 종양에 침투해 들어가는 ‘CD8+ T세포’로 암세포를 죽이는 요법이다. 그런데 이 요법은 일부 환자에게선 큰 효과를 보이지만 대다수 환자에게선 잘 먹히지 않는다. 환자의 티세포 수가 적은 게 한 가지 이유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티세포 수치를 높여주는 2회 투여용 암 치료백신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운반체(벡터)를 사용한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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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단백질 유전자 주입…면역세포 수치 상승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운반체는 침팬지의 감기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였다. 연구진은 암 치료백신에도 똑같은 바이러스를 약물 운반체로 사용했다. 다만 바이러스에 코로나 돌기단백질 유전자 대신 마지(MAGE) 단백질 유전자를 넣은 것이 다를 뿐이다. 마지 단백질은 다양한 유형의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의 표적으로 제격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마지 단백질이 종양을 파괴하는 면역세포를 암세포 표면으로 유인하는 적색깃발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단백질은 정상 세포 표면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가 건강한 세포를 공격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면역요법과 함께 치료백신을 투여받은 생쥐의 암세포 크기가 36일만에 82%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쥐의 생존 확률도 17%에서 36%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앞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면역요법과 결합한 치료백신 임상 시험을 올해 말 시작할 계획이다.
애드리안 힐 제너연구소 소장은 “이 새로운 백신 플랫폼은 암치료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모더나 적용된 메신저RNA 이용 치료법
쥐 95%에서 암세포 완전박멸…사람 대상 실험중
AZ 적용 바이러스벡터 치료백신도 생존율 높여
코로나19 퇴치의 최전선에 있는 백신 기술이 암 치료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적용된 메신저RNA를 이용한 암 치료제가 동물실험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메신저RNA란 세포에 특정한 단백질을 만드는 지침을 전달하는 유전물질이다.
화이자 백신을 개발한 독일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이 기술을 이용한 암 치료법이 쥐 실험에서 종양을 거의 완전히 없앤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암 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사이토카인 단백질 4종을 만들도록 세포에 지시하는 메신저RNA 혼합물을 만들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종류가 수백가지에 이른다. 연구진이 만든 메신저RNA에는 이 가운데 암과 싸우는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 인터페론-알파 등 4종의 사이토카인을 만드는 지침이 들어 있다.
연구진은 이 메신저RNA를 20마리의 생쥐의 흑색종 세포에 주입했다. 그러자 종양 내의 면역세포가 사이토카인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면역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40일이 채 안 돼 생쥐 20마리 중 19마리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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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치료제, 안전성은 통과…효능 시험 예정
이번 연구의 협력업체인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가 진행한 또 다른 실험에서는 흑색종과 폐암을 함께 앓고 있는 쥐에 이 치료법을 적용했다. 다만 메신저RNA는 흑색종 세포에만 투여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도 흑색종뿐 아니라 폐암 세포가 억제됐다. 사노피의 티모시 바게나르 박사는 “메신저RNA에 의해 활성화한 면역세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종양까지 이동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생쥐 실험에서 치료법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치료 기간 중 쥐의 체중이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바이오엔테크와 사노피는 현재 흑색종, 유방암 및 다른 고형암을 앓고 있는 231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메신저RNA 혼합물의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 1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예비 결과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치료법이 얼마나 효능을 발휘하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이 치료법의 약점은 메신저RNA를 종양에 직접 주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피부에 가까운 종양에만 이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초음파를 비롯한 다른 기술을 사용하면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암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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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기술 이용한 치료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기술도 동물실험에서 좋은 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기관인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와 루드빅암연구소가 최근 국제학술지 ‘암면역치료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제조에 쓰인 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이용해 암 치료백신을 설계했다.
질병에 감염되기 전에 투여하는 예방 백신과 달리 치료백신은 이미 질병이 발생한 후에 투여하는 백신이다. 치료백신은 환자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번에 개발한 치료백신은 암 면역치료의 보조제다.
연구에 사용한 면역치료는 환자의 면역체계 가운데 하나로 종양에 침투해 들어가는 ‘CD8+ T세포’로 암세포를 죽이는 요법이다. 그런데 이 요법은 일부 환자에게선 큰 효과를 보이지만 대다수 환자에게선 잘 먹히지 않는다. 환자의 티세포 수가 적은 게 한 가지 이유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티세포 수치를 높여주는 2회 투여용 암 치료백신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운반체(벡터)를 사용한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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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단백질 유전자 주입…면역세포 수치 상승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운반체는 침팬지의 감기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였다. 연구진은 암 치료백신에도 똑같은 바이러스를 약물 운반체로 사용했다. 다만 바이러스에 코로나 돌기단백질 유전자 대신 마지(MAGE) 단백질 유전자를 넣은 것이 다를 뿐이다. 마지 단백질은 다양한 유형의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의 표적으로 제격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마지 단백질이 종양을 파괴하는 면역세포를 암세포 표면으로 유인하는 적색깃발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단백질은 정상 세포 표면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가 건강한 세포를 공격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면역요법과 함께 치료백신을 투여받은 생쥐의 암세포 크기가 36일만에 82%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쥐의 생존 확률도 17%에서 36%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앞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면역요법과 결합한 치료백신 임상 시험을 올해 말 시작할 계획이다.
애드리안 힐 제너연구소 소장은 “이 새로운 백신 플랫폼은 암치료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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