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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노조 “회사가 관리하는 조직을 어용노조로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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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88회 작성일 21-03-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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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 노조 철회하라” 한국노총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2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가 사측의 지원을 받는 어용노조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입사 때 자동 가입’ 평사원협의회, 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서
한국노총 들어선 뒤 절차 착수…“자율 노조 탄압 목적” 비판
평협노조 “회사 지원 없어…매너리즘 빠진 평협 청산 목적”

삼성화재의 ‘평사원협의회’(평협)가 최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평협은 삼성화재가 삼성그룹 방침에 따라 무노조 경영을 고수할 때 노조의 대체물로 운영되던 조직이다. 이 조직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들어선 뒤 노조 설립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노동계는 삼성화재가 자주적인 노조의 힘을 빼기 위해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를 세우려 한다고 의심한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삼성그룹 9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화재는 평협의 노조 전환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노조는 지난 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그에 앞서 금속노련 산하 삼성화재노조가 지난해 2월 설립됐다. 한국노총은 사측이 직원 다수가 속한 평협의 노조 전환을 지원해 삼성화재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평협은 1987년 설립돼 34년간 운영돼 왔다. 삼성화재 직원은 입사와 동시에 평협에 자동 가입되고 회비가 공제된다. 삼성화재노조에 따르면, 평협은 회사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아왔고 역대 평협 회장은 높은 인사고과를 받아 승진에서 유리했다. 평협의 명칭, 조직구조, 직책 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노조로 전환하려 한다.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국장은 “회사에 의해 관리되는 조직을 통째로 노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삼성그룹하에서 처음”이라며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할 경우 유사한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협노조는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홍광흠 평협노조 회장은 “지난해 말 평협 회장 선거에서 노조 설립과 평협 청산을 내걸고 당선됐다”며 “노조 설립에 회사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은 적이 없으며, 매너리즘에 빠진 평협을 제대로 바꾸기 위해 노조를 설립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협노조에 따르면 직원 5800여명 중 3076명이 평협노조 설립에 동의했고, 현재 150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평협노조 설립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서울노동청 관계자는 “평협노조 규약에 보완할 내용들이 있어 1차 보완 요구를 했고, 노조에서 26일 수정한 내용을 보내와 검토 중”이라며 “삼성화재노조에서 문제제기한 사항들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회사가 평협노조 설립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 권고로 설치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요구에 따른 사과였다. 이 부회장 사과를 전후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9개 계열사에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조직됐다.



하지만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삼성의 인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노동계는 말한다. 삼성화재 자회사인 애니카손해사정의 경우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된 뒤 종사자 과반에 육박하던 조합원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 노조는 회사가 법적 기구인 노사협의회(한마음협의회)를 지원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민주노총 소속 삼성 계열사 노조 등이 모인 ‘삼성그룹노조대표단’은 삼성이 노사협의회를 노조 무력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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