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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라고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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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15 17:30 조회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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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키아 왕자 안티오코스가 병이 깊어 오늘내일 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가는 아들을 보는 셀레우코스 왕의 시름도 깊어가고..
한다하는 의원들도 죽을병의 까닭을 몰라 우왕좌왕.
그때 에라시스트라토스가 나선다.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일찍이 헤로필로스와 더불어
당시의 터부를 깨고 살아 있는 인체를 해부했던 실력자.
인간의 지성은 뇌에서 비롯하며
남성의 씨앗은 아랫동네 방울토마토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주장,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 심장 이론과 혈액 정자 이론을
본때 있게 깔아뭉갰던 헬레니즘 의학계의 앙팡테리블.
안티오키아 궁정에 들어선 에라시스트라토스는
히포크라테스의 가르침에 따라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안색과 말투, 숨소리, 눈빛을 관찰하면서
단박에 병명을 찾아낸다. .
병상에 누운 왕자가 걱정되어 방문한 스트라토니케 왕비.
왕비가 들어서자 왕자의 숨이 가빠지고 혈압이 급상승.
말은 더듬거리는데, 눈빛만은 영롱총총..
왕자의 죽을병은 바로 상사병이었던 것이다.
급히 셀레우코스 왕을 알현한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이렇게 아뢴다.
폐하. 왕자가 필시 상사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평소 이완기 혈압이 60인데,
연모하는 짝사랑을 보는 순간
수축기 혈압이 600까지 올라가네요.
190도 위험한데, 600이면 당장 터져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왕자를 얼른 장가보내시지요.
까딱하다 애 잡겠습니다.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셀레우코스 왕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식 장가보낼 생각에 들떠서,
옳거니! 나도 왕년에 따끈 후끈 불끈 아나스타샤~~ 사춘기를 보냈었지.
당장 길일을 잡아야겠군.
근데 대체 누구를 사랑하는 눈친가?
왕자의 생사가 달린 위중한 사안이므로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잠시 뜸을 들이다 솔직하게 아뢰었다.
그게 말이죠.. 폐하께서 작년에 새장가를 가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최근에 공주님을 순산하셨잖습니까?
제가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셀레우코스 왕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아니 안티오코스 이놈이 갓난아기 취향이란 말이냐?
이빨이 아직 안 나서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 핏덩이를..
이때 에라시스트라토스가 말을 자르며,
폐하, 야릇한 상상은 거두십쇼.
왕자의 짝사랑은 필라(Phila) 공주가 아니고
아직 출산 붓기도 덜 빠진 스트라토니케 왕비올시다.
할 말을 잊은 셀레우코스 왕은 장탄식과 더불어
아하, 서글노무 짜슥이 임산부 취향이었군 그래.
핏덩이 취향보단 낫지만, 스트라토니케는 내 꺼잖아.
이를 어쩐다..
하지만 수축기 혈압이 자그마치 600이라니,
의사 양반. 고혈압이 그렇게 무서운 거라며?
..
아들이냐 와이프냐를 저울질하던 셀레우코스 왕은 마침내 마음을 굳히고
붓기 덜 빠진 스트라토니케를 부른다.
..
출산 후 쭈글쭈글해진 튼 뱃살과 거뭇한 얼굴 기미를
당당하게 앞세우고 대왕을 알현한 왕비는
사랑스러운 눈길로 남편을 바라보며 묻는다.
자기야, 근데 나 왜 불렀어?
래미안 퍼스티지 하나 선물하려고?
이마 주름살 틈새로 고심을 뚝뚝 흘리던 셀레우코스는
철없는 왕비에게 이르되,
너 앞으로 나한테 자기라고 부르지 마.
시아버님이라고 불러라.
코맹맹이 애교만렙 콧소리 말고
존경심을 듬뿍 담아서!
그리고 너에게 줄 선물은
얼어 죽을 래미안 퍼스티지가 아니고
쿠팡추천 가정용 오므론 혈압계다.
와우특송으로 방금 수령한 신상이다.
66,000원 짜리니 조심해서 사용하거라.
..
헬레니즘 명의 에라시스트라토스 덕분에
튼 뱃살 취향 안티오코스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고
새어머니를 아내로 맞아서
아들 둘 딸 셋을 낳고 자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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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sistratus discovers the cause of the illness of Antiochus. Painting by Jacques-Louis David (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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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이육사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소스: ko.exchange-rat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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