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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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호국영령(護國英靈)이란 ‘나라를 지켜주는 영명한 귀신’이라는 뜻으로 일본 종교인 신토(神道)의 개념이며 1931년 만주사변 이후 한반도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 ‘호국영령은 6.25 때 전사한 우리 국군 장병에게 바치는 칭호인데, 일본식 용어라고 하여 그분들을 모욕했다’며 저를 비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방’과 ‘구두’는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에 없는 서양 물건을 보고 새로 만든 이름이라는 사실을 칼럼으로 썼을 때도, ‘가방과 구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인데 그게 일본말이라는 사실을 굳이 밝혀서 뭐하냐?’며 저를 비난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개항 이후 서구에 관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일본을 통해 입수한데다가, 일제 강점기 담론 세계의 주도권을 일본인들이 쥐었던 탓에 ‘근대적 사물과 개념’에 관한 말들 중에는 ‘일본에서 기원한 것’이 매우 많습니다. 이들 중에는 그냥 써도 무방한 것이 있는 반면, 일본 군국주의 색채가 짙어 바꾸는 게 나은 것도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 언어생활과 사고방식에 스며든 군국주의적 색채를 지우는 일도 ‘식민지 잔재 청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의 상품화가 본격화한 것도 역시 일제강점기였기 때문에, 음식문화에도 일본적 요소가 적지 않게 섞여 들어왔습니다. 당장 ‘감칠맛’이라는 단어도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합성한 MSG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 정착하여 일반화한 개념이나 사물이라 하더라도, 그 기원과 유래를 밝히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실천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현대 한국 문화의 기원을 추적하다 보면 어떤 분야에서든 ‘일본에서 유래한 것들’과 대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한국 음식 문화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교익 선생이 이제껏 내놓은 견해들 중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것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은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결론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황교익 선생을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정치적 이유에서건 지적 나태 때문이건, 전혀 온당치 못한 비난이었습니다. 무엇이 ‘일본적’이거나 ‘군국주의적’인 줄 모르면서 어떻게 청산, 극복, 개선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껏 민주당 경선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경선 주자들이나 지지자들이나, 서로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까지 감정을 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황교익 선생에 대한 ‘친일파’ 비난은 그냥 보고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조국 전 장관에게 ‘권력형 부정축재자’라는 터무니없는 혐의를 씌웠던 검찰이나 주류 언론과 다르지 않은 행태였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근거'를 갖추지 못한 비판은, '욕설'일 뿐입니다. 황교익 선생을 ‘친일파’로 매도한 캠프 관계자는 그에게 사과하는 게 옳습니다. 그게 후보를 위하는 길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가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존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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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과 ‘구두’는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에 없는 서양 물건을 보고 새로 만든 이름이라는 사실을 칼럼으로 썼을 때도, ‘가방과 구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인데 그게 일본말이라는 사실을 굳이 밝혀서 뭐하냐?’며 저를 비난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개항 이후 서구에 관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일본을 통해 입수한데다가, 일제 강점기 담론 세계의 주도권을 일본인들이 쥐었던 탓에 ‘근대적 사물과 개념’에 관한 말들 중에는 ‘일본에서 기원한 것’이 매우 많습니다. 이들 중에는 그냥 써도 무방한 것이 있는 반면, 일본 군국주의 색채가 짙어 바꾸는 게 나은 것도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 언어생활과 사고방식에 스며든 군국주의적 색채를 지우는 일도 ‘식민지 잔재 청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의 상품화가 본격화한 것도 역시 일제강점기였기 때문에, 음식문화에도 일본적 요소가 적지 않게 섞여 들어왔습니다. 당장 ‘감칠맛’이라는 단어도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합성한 MSG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 정착하여 일반화한 개념이나 사물이라 하더라도, 그 기원과 유래를 밝히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실천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현대 한국 문화의 기원을 추적하다 보면 어떤 분야에서든 ‘일본에서 유래한 것들’과 대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한국 음식 문화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교익 선생이 이제껏 내놓은 견해들 중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것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은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결론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황교익 선생을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정치적 이유에서건 지적 나태 때문이건, 전혀 온당치 못한 비난이었습니다. 무엇이 ‘일본적’이거나 ‘군국주의적’인 줄 모르면서 어떻게 청산, 극복, 개선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껏 민주당 경선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경선 주자들이나 지지자들이나, 서로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까지 감정을 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황교익 선생에 대한 ‘친일파’ 비난은 그냥 보고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조국 전 장관에게 ‘권력형 부정축재자’라는 터무니없는 혐의를 씌웠던 검찰이나 주류 언론과 다르지 않은 행태였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근거'를 갖추지 못한 비판은, '욕설'일 뿐입니다. 황교익 선생을 ‘친일파’로 매도한 캠프 관계자는 그에게 사과하는 게 옳습니다. 그게 후보를 위하는 길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가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존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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